티스토리 뷰

 

 

한 번 생각해보자. 이런 상황에 얼마나 직면하곤 하는가?

 

  • 싸움으로 번질 것 같은 이야기는 곧바로 하지 않고 오랫동안 미뤄두는 경향이 있다.
  • 타인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필요 이상으로 성급하게 판단하는 경우가 있다.
  • 내가 문제를 제기하면 때로 타인이 방어적인 자세를 취한다.
  • 솔직히 내가 상대하는 사람들 중에 동기부여가 안 되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 상대가 뭔가를 하지 못할 때 사정 이야기를 듣지 않고 충고만 늘어 놓는다.
  • 어떤 문제에 대해 타인과 이야기하다가 샛길로 빠져 애초의 문제를 잊을 때가 있다.
  • 어떤 문제를 다룰 때 누가, 언제까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종종 잊는다.

 

4개 이상 'yes'라고 대답했다면 누군가와 대면할 때 부담스럽고 껄끄럽고 원하지 않던 결과로 치닫는 경험을 제법 했을 것 같다. 혹은 대면했어야 할 상황이나 누군가를 회피하는 선택을 종종 했을 것이다. 나는 이 자가 진단을 읽고 나서 한층 겸손한 마음으로 책을 읽게 되었다.

 

결정적 대면을 가장 힘들게 하는 요인은 무엇일까? 결정적 대면이 갈등이나 고통이 아니라 보다 성숙된 관계로 발전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기회가 되기 위해서 우리가 반드시 던져야 할 질문은 무엇일까?

 

본 리뷰는, 책을 읽으면서 내 안에서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한 7가지 핵심 질문들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 하려고 한다.

 

  1. "자기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을 분명하게 알고 있는가?"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래야 '솔직하고 분명하게' 대면할 수 있다. 사실 갈등 해결에 최대 적은 명쾌하지 않은 말이다. 정말로 대면을 해야 하는 이슈를 분명하게 하고 싶을 때는 스스로 물어본다. "이 문제는 내게(우리의 관계에, 업무에, 기타 이해 당사자들에게)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

  2. "상대방을 문제의 원인으로 보고 있는가? 아니면 문제의 원인을 다른 각도에서 살펴보고 있는가?"

    이는 대면에 임하는 가장 근원적이고 본질적인 마음의 자세로 그 어떤 질문보다 중요하다. 이유는 상대방을 문제의 원인으로 바라보게 되면 이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원활한 소통이 막혀 버리기 때문이다. 즉, "저 사람 왜 저래?"라기보다 "무슨 이유일까?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점은 무엇일까?" 라고 묻는다. 사람 자체가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과 상대방의 필요와 욕구가 나와 다르다는 것을 알려고 하는 것은 아주 다른 이야기이다. 상대방을 문제의 원인으로 보지 않고 자신과 똑 같은 인격체로 대할 수 있을 때 '스스로 대면할 준비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3. "어떤 문제를 대면할 것인가? 다룰 문제를 올바르게 선택했는가?"

    문제는 '내용, 패턴, 관계'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처음에 문제가 생기면 발생한 일 내용을 그대로 말하라. 지금 벌어진 한 가지 사건에 집중하는 것이다. 하지만 같은 문제가 다시 발생하면 패턴을 지적해야 한다. 패턴이 되면 상대방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되고 신뢰에 금이 가게 된다. 패턴이 계속해서 일어난다면 관계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관계는 내용이나 패턴보다 휠씬 중요하다. 왜냐하면 무엇보다 신뢰가 깨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다루고자 하는 문제가 어떤 문제인지 명확하게 인식하는 것은 중요하다.

  4. "솔직하게 말해야 할 때 침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네 가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 본다. "나의 염려거리인가? 양심이 계속 재촉하고 있는가? 솔직하게 말하는 위험을 감수하기 보다 안전한 침묵을 택한 것은 아닌가?"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자신에게 해야 할 질문은 "과연 성공할까?"가 아니라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만한 일인가?"이다. 그리고 나서 비로소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를 질문해야 한다. 질문의 순서를 바꾸면 자신의 침묵을 합리화하게 된다.

  5. "침묵해야 할 때 괜히 솔직하게 말하는 것은 아닌지를 어떻게 알 수 있는가?"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어떤 문화와 규정에 대해 다른 규정을 적용하려고 한다면, 결코 독단적이어서는 안 된다. 자신과 생각이 다를 뿐이다. 상대방을 존중해야 한다. 그리고 모두를 적으로 돌리지 말고 소문을 내거나 자신이 다르다는 정보를 준다. 누가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는 것, 대면의 기술에서뿐만 아니라 삶에서도 가장 잊지 말아야 할 사람에 대한 태도이다.

  6. "동기의 문제인가? 능력의 문제인가? 아니면 둘 다 해당되는가?"

    능력에 벗어나는 일에 대해 해야 할 이유를 늘어 놓는 것은 잘못된 접근이다. 오히려 문제를 악화시킬 것이다. 동기의 문제라면 질문과 관찰을 통해 서로 공감하는 동기 요소를 찾는 것, 그리고 능력의 문제라면 일을 수월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리더의 의무이다. 힘들고 괴로운 것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망은 성격적 결함이 아니라 당연한 생각이다.

  7. "상대방이 불안해하지 않는가?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적절한 순간인가?"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은 성공적인 문제 해결의 근본이다.
    나는 <결정적 순간의 대화>의 저자이기도 한, 이 책의 저자 조셀 그레니씨가 이 부분을 매우 중요하고 밀도 있게 다룬 통찰에 깊이 공감했다. 아무리 어떤 문제를 다루고 싶더라도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다면 멈추고 불안감부터 해소해야 한다. 그래야 대화가 가능할 테니 말이다. 그럼, 우리는 어떤 생각을 가질 때 불안감을 느낄까? 자신을 인격체로 존중하지 않는다고 느낄 때,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관심사가 무엇인지에 전혀 관심이 없을 때 우리는 대화를 거절하고 마음을 닫는다. 우리는 이를 아주 잘 알고 있다. 예외 없이 모든 사람이 그러니까 말이다. 그런데 나와 너로 구분되면 이 명쾌한 진리를 자꾸 잊는다.

 

결정적 순간의 대면에 있어 반드시 피해야 하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카리스마에 의존하는 것, 힘을 사용하는 것, 그리고 성급하게 보상을 적용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본질적으로 본인이 선택하는 자발성에 해를 입히기 때문이다. 그레니씨는 동기부여를 절대로 가볍게 보지 말라고 강조한다. 단적으로 말해서, 전략적으로 다소 떨어질지라도 실행하려는 사람이 헌신적으로 참여하는 해결책은, 전략적으로는 우세하지만 당사자가 실행을 거부하는 해결책보다 효과적이다.

 

이 책을 읽기 전에, 손에 잡히지 않을 것 같은 대면의 순간을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까 궁금했는데 읽고 나니 '과연, <결정적 순간의 대화>를 짚어낸 저자답다'는 감탄을 하게 된다.

결정적 대면의 순간을 자기 자신, 상대방, 상황의 관점에서 객관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해 주어 고마운 책이다.

무엇보다 이 책을 훌륭하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자기 자신부터 먼저 돌아볼 수 있도록 가장 본질적인 질문, '자기 자신이 대면의 순간에 직면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를 결정적인 여러 순간에 반복해서 던지고 있다는 점이다.

 

 

결정적 순간의 대면 -
조셉 그레니 외 지음, 김경섭 옮김/김영사

 

공지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