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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좋은가 나쁜가, 옳은가 옳지 않은가의 기준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런데 엘리 골드렛은 풍요로운 삶이라는 관점으로 선택이라는 주제를 풀어가고 있다. 우리가 선택의 폭을 충분히 누리고 있는지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다.

 

선택의 풍요로움을 누리기 위해 저자는 우리가 명확하게 사고하는 법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엘리 골드렛은 물리학자에서 경영이론가로 성장한 자신의 특이한 경력 경험을 잘 활용하여 과학자 사고 방식이 선택의 자유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 지 보여주고 있다.

 

내가 이 책을 추천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는 이 책은 단순히 경영서가 아니라 삶에 대한 통찰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골드렛이 어떤 기업의 선택의 문제를 어떻게 풀었는지를 밝히는 과정을 읽으면서, 골드렛의 깊고 넓은 사고 패턴과 흐름을 따라가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솔직히 골드렛의 풍요로운 사고에 깊은 인상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내 머리에 달라 붙어 한 동안 떠나지 않았던 것은 과학자적 사고의 특성을 한 마디로 정의한 단어이다. 이 부분은 스쳐 지나가면서 던진 말이지만 선택의 풍요로움을 가능하게 하는 근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바로 '겸손한 교만'이다. 과학자는 자신이 잘 모른다고 가정할 정도로 겸손하다. 실험하고 프로토 타입을 만들 때도 처음부터 잘 될 거라고 가정하지 않는다. 일이 잘 못되면 수정이 필요한 사항이 알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동시에 과학자는 교만함을 가지고 있다. 과학자의 교만함이란 지금 일이 잘 풀리지 않더라도 다시 잘 돌아가는 방법을 찾게 될 거라는 자신감이다. 이렇게 두 가지가 합쳐 '겸손한 교만'이 탄생하는 것이다.

 

'겸손한 교만'은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마음이다. 과학자가 아니라 우리 모두 자신의 삶, 일, 관계, 가정을 대할 때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빨리 실망하거나 좌절하기 전에 더욱 마음을 열고 시도하고 도전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엘리엣이 제시하는 '명확한 사고를 가로막는 4가지 방해물''선택의 폭을 미리 좁게 보고 편견과 선입견을 가지게 하는 마음의 습관 4가지'로 이해해도 좋을 것 같다. 나에게는 '더 지혜롭고 좋은 선택을 위해 자신을 성찰해 보아야 할 마음의 습관 4가지'로 이해되었다. 이 4가지 마음의 습관은 우리의 생각하는 힘을 약화시킨다. 더 좋은 선택을 찾고자 하는 마음 자체를 약화시키는 것이다.

 

  1. 현실은 복잡하다 라고 보는 몸에 밴 인식이다.
  2. 갈등은 어쩔 수 없고 우리는 갈등과 함께 살아가야만 한다 라는 우리의 인식이다.
  3. 남을 탓하는 성향이다.
  4. 이미 다 알고 있다 라고 생각하는 경향이다.

 

 

골드렛은 이 책을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썼다고 한다. 그런데 책에 나오는 예시들이 소매업 비즈니스이고 사고를 전개하는 과정이 다소 함축적이다. 사례가 비즈니스에 국한되지 않고 좀 더 일상적인 것이었다면, 그리고 사고를 전개하는 과정을 보다 자세하게 풀어주었다면 골드렛의 원래 의도처럼 기업이나 조직의 경영자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맨과 공부하는 학생들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 되었을 거란 생각이 든다. 못내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덕분에 소매업, 유통업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들의 경우 관행이 되어 있는 기존의 비즈니스 관계를 새롭게 조망해 보고 더 좋은 선택을 방해하는 자신들의 사고 습관을 성찰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The Choice 초이스 -
엘리 골드랫 & 에프랏 골드랫-아쉬라그 지음, 최원준 옮김/웅진윙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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