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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핵심을 아주 잘 전달하고 있는 한 재미있는 사례로 이야기를 시작해 보자. 이는 저자인 토머스 데이븐포트가 실제 컨설팅한 한 금융 컨설팅 회사의 이야기이다.

 

이 회사의 경영진은 직원 개개인이 그리고 회사 전체 차원에서 시간과 관심이 어떤 일에 어떻게 할당되는지 알아 보기로 했다. 특히 혁신적인 금융기법 개발 프로젝트와 일반 사무 업무가 어떤 비율로 배분되고 있는지 알고 싶어했다. 그래서 가장 간단 명료한 방법으로, 창의적인 일과 일상의 바쁜 일에 얼마나 많은 '시간'을 각각 사용하고 있는지 물어 보았고, 혁신 활동에 약 20%, 일상적인 일에 약 6%의 시간을 할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까지는 매우 고무적인 결론이다.

 

그런데 데이븐포트 팀은 직원들이 일상적인 일과 혁신 활동에 각각 얼마나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지를 살펴볼 것을 제안했다. 그 결과는 아주 의미심장하다. 일상적인 일에 관심의 18%를 기울이고 있는 반면, 기술 개발과 혁신에는 8% 정도의 관심만을 기울이는 것으로 나타났던 것이다.

 

이 결과에 대해 데이븐포트는 이 기업의 미래는 그다지 밝아 보이지 않는다는 예측을 하는데 그 이유로 "이렇게 적은 관심으로는 높은 수준의 혁신 활동을 계속해서 유지하기가 힘들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 연구 결과는 시간을 얼마나 할애하는 가와 관심을 얼마나 많이 기울이고 있는가 하는 것은 반드시 정비례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하면, 관심 경영은 시간 관리가 아닌 것이다. 어떤 일을 효과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이루어낼 수 있는가는 현재 얼마나 시간을 사용하고 있느냐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느냐에 있다. 또한 아주 짧은 시간을 투여해도 그 효과가 강력한 것이라면 높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의 관심은 잘 관리되고 있을까?



<관심의 경제학>의 핵심은 이렇게 말할 수 있다.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 그리고 어디에 관심을 기울이는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관심을 통제하는 것은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고, 관심은 낭비되기 쉬운 재화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는 관심을 효과적으로 배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관심의 경제학>을 읽으면서 내게 떠오른 두 가지 중요한 질문이 있다.

하나는, '적절한 때 적절한 대상에게 적절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가?' 이고, 또 하나는 '내가 정말 관심을 기울이고 싶을 때, 내가 정말 관심을 기울이고 싶은 대상에게 관심을 기울일 수 있는가?'하는 것이다.

 

이 질문이 자꾸 내 안에서 떠오르면서 이것이 매우 본질적인 해답을 요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이 두 질문은 관심이라는 측면에서 나의 사고와 일상, 일을 재점검할 수 있는 계기를 주었다. 잘 못 조정된 관심으로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나와 사람들에게 주거나, 필요한 관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찬찬히 돌아볼 수 있게 해 주었던 것이다.

 

'관심의 경제학'은 자기 관리뿐만 아니라 위 금융 컨설팅 회사의 사례처럼 경영과 비즈니스 관점에서도 곰곰이 생각해 볼 중요한 키워드라 여겨진다. 데이븐포트는 이 책에서 이미 결론 내린 닫힌 시각과 답안을 제시하기보다 다양한 관점과 시도, 연구 사례들을 발판으로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과 정보 환경에서 '관심'이라는 화두를 중심으로 스스로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 그리고 비즈니스의 새로운 기회가 어디에 있을 지에 대한 영감을 주고 있다.

 

이 책의 가치는 바로 이런 점에 있다. 이미 익숙하지만 충분히 알지 못하는 '관심'이라는 화두에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게 하는 점 그리고 관심에 대한 '새로운' 질문들과 시각들을 던져주는 점 말이다. 그리고 새롭다, 다르다는 것은 늘 '변화'나 기회'와 이어져 있다.

 

 

관심의 경제학 -
토머스 데이븐포트.존 벡 지음, 김병조 외 옮김/21세기북스(북이십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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