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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지 모르겠다, 혹은 어디에 초점을 맞춰야 할 지 모르겠다' 일을 시작하거나 진행하면서 이런 고민을 안 해 본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사내 혹은 외부에서 계획서나 제안서를 작성할 때도 이런 고민을 하게 되지요. 처음 업무를 시작하는 초보자들에게만 있는 고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체계적으로 업무를 진행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우고 시작하는 회사가 그리 많지 않으니까요.

 

저자 시미즈 구미코는 과제설정 능력은 '시킨 것 밖에 못하는 사람과 기대를 뛰어 넘는 사람의 결정적 차이'라고 주장합니다. 저는 실제 업무를 진행할 때도 그리고 컨설팅을 할 때도 이 과제 설정 능력이 간과할 부분이 아니라고 많이 느꼈습니다. 어떤 업무이든 핵심 포인트를 찾아내고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소통하는 능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과제 설정이란 바로 "자신이 하는 일이 왜 중요한지 파악하고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해 내어야 하는지를 밝히는 작업"이기 때문입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 과제 설정을 위한 체계적인 방법론을 구축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논리적 사고, 창의적 사고를 하나의 도구로 활용하여 두 가지 사고를 어떻게 조화시키면 좋을 지 프로세스로서 제안한 점도 돋보입니다. 또, 혼자의 관점과 생각으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바를 알아내고 제안하고 설득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점도 좋습니다. 

 

저는 특히 과제 설정 정확도를 높이는 세 가지 관점을 유용하게 읽었습니다. 과제 설정은 올바르게 '보는' 것에서 시작합니다. 사실 이 첫 과정이 과제 설정에서 가장 결정적인 부분입니다.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앞으로 진행이 달라질 테니까요. 구미코씨는 올바르게 '보는' 세 가지 관점으로 견지, 시야, 시점을 제안합니다.

 

  • 견지: 누구의 견지에서 과제를 포착할 것인지를 분명히 합니다. 특히 기대를 뛰어 넘으려면 일을 의뢰한 사람보다 더 위의 견지에서 생각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맡은 업무뿐만 아니라 관계된 앞 뒤 업무까지 살펴볼 수 있게 됩니다. 더불어 다양한 방향에서 보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래야 왜곡이나 치우침 없이 있는 그대로 볼 수 있을 테니까요.
  • 시야: 이는 공간축과 시간축으로 이루어집니다. 예를 들어, 공간축은 '내가 일을 이렇게 하면 B부문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생각하는 것이고 시간축은 '과연 이 일을 일 주일 안에 완수하는 것이 타당할까?' 라는 질문을 던질 줄 아는 것입니다.
  • 시점: 본질적인 관점에서 과제에 접근합니다. 주어진 대로 그냥 하는 것이 아니라, '왜?', '어째서?'라는 질문을 반복해서 던지는 것이죠. 다시 말해 인과관계와 우선순위를 파악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무엇을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지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을 테니까요.

 

 


이렇게 과제를 바라보는 관점을 키우기 위해서 구미코씨는 리더가 아니더라도 리더십 연수를 받는 것이 좋다고 제안합니다. 리더를 대상으로 하는 세미나에게도 참가하구요. 저도 이 제안에 적극 공감합니다. 다만 꼭 기억해야 할 것은, 이는 자신의 시각과 관점을 넓히기 위한 것이지 신세 한탄이나 상사나 회사를 비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잘 못되고 있으면 무엇이 잘 못되고 있는지, 잘 되고 있으면 무엇이 잘 되고 있는지 크게 보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리고 아는 것으로는 늘 충분하지 않습니다. 옆에서 관찰하고 간접 경험의 큰 배움의 장으로 활용해 보세요. 그러면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회사와 상사가 앞으로의 나를 성장시키는 좋은 스승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사람은 자신의 입장에서만 바라보는 왜곡된 사고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직원이 경영자가 되면 직원의 시각을 잃어버리곤 합니다. 또 판매자가 되면 자기 자신도 고객이라는 것을 잊곤 합니다. 그래서 고객으로서의 시각을 잃어버리지요. 그리고 직원에서 팀장, 경영자가 되면 자신의 시각이 얼마나 많이 달라지는 지 깜짝 놀랍니다. 결국 '올바르게' 바라본다는 것은 '자신이 치우쳐 볼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본질적이고 다양한 관점'을 가지려고 노력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과제 설정에서 어떻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알아내고 어떻게 체계적으로 진행할 것인지 '그 과정을 깊이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세부적인 방법론은 변화하기 마련이고 변화해야 합니다. 하지만 '과제 설정을 본질적으로 파악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사고 흐름을 아는 것'은 기본적이며 본질적인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시킨 대로 일을 한다는 것은 자신의 지위, 정보, 지식의 관점에서만 일을 바라볼 수 있다는 뜻이겠지요. 하지만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현재의 나의 한계를 뛰어 넘어 보다 큰 시각에서, 즉 기대를 뛰어 넘는 시각에서 과제를 살펴보고 파악하고 소통하는 능력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구미코씨가 제안하는 전체의 과제 설정의 사고 흐름과 진행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과제설정부터 시작하라 -
시미즈 구미코 지음, 최영미 옮김/마리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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