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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가 일어나지 않으면 우리는 '사람' 문제라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런데 히스 형제는 정말 '사람' 문제인지 의문을 제기합니다. 사람 문제인 것처럼 보이는 것이 실상은 상황이나 명확성, 탈진과 같은 문제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사람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기 보다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이유를 사람에서 찾기 전에 다른 것에서부터 먼저 찾아봐야 한다는 의미이겠지요. 달리 말해 사람의 의식과 행동, 감정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에 변화를 주자는 것입니다.

 

그래서 히스 두 형제는 행동 변화에 대해 세 가지 흥미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그들이 제안하는 방법 또한 원인을 밝히기 보다 '해결' 중심적이며, 어떤 사람인가 보다는 'what과 how'에 초점을 맞춥니다.

 

사람의 문제처럼 보이는 것이 실상은 '상황'의 문제이다.

  •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상황과 환경을 조정합니다.

 

다이어트를 위해 가장 쉽게 도모할 수 있으며 확실한 효과를 볼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을 알고 있나요? 바로 용기 사이즈를 줄이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저도 효과를 보는 방법인데요, 이는 변화를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상황의 문제로 바꾸어 놓습니다. 즉 상황과 환경을 바꿈으로써 변화를 이끌어 냅니다.

 

책 속의 아만다 터커처럼 사무실에도 간단하게 적용해 볼 수 있습니다. 터커는 사무실 책상과 컴퓨터 위치를 바꿈으로써 컴퓨터를 보지 않고 팀원들과의 대화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한 IT 기업은 일주일 중 삼일 오전 시간을 '고요한 시간'을 만들어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전문적이고 섬세한 업무에 집중하게 했습니다.

 

 

게으름으로 보이는 것은 종종 '탈진'의 문제이다.

  • 즉 너무 어렵다고 느끼거나 현재 힘겨운 마음 상태이기 때문에 변화가 어렵다고 합니다. 또 알기는 알지만 느끼지는 못하기에 무덤덤한 경우도 있습니다. 정리하면 '감히' 못하거나 '굳이' 할 필요를 못 느끼는 것입니다. 이 경우에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감정과 감성에 호소합니다. 이를 테면, '보고 느끼게' 해서 감정을 변화시키고, '쉽고 간단한' 작은 시작으로 용기를 북돋웁니다.

 

책 속의 스테그너는 424개의 장갑을 구매하는 구매 습관에 대해 사람들이 자각하기를 원합니다. 똑같은 장갑에 대해서도 각기 다른 거래처에서 서로 다른 가격으로 구매를 하고 있는 심각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스테그너는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멋들어진 보고서를 쓰지 않고 424개의 장갑을 회의실 테이블에 가격표를 붙여 쭉 진열해 놓습니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스테그너가 별다른 말을 하지 않았지만, 그 장갑들을 본 관리자들은 경악을 하며 자신들의 구매 시스템을 당장 바꿔야 함을 알게 되지요.

 

운동이나 청소하는 데 있어 가장 좋은 시작이 무엇인지 아시나요? 이것은 제법 알려진 사실인데요, 5분으로 시작하는 겁니다. 오늘 하루 5분만 청소하겠다, 운동하겠다 하는 거죠. 빚을 갚을 때도 작은 금액부터 갚아 나갑니다. 부채가 하나하나 지워나가는 거죠. 알코올 중독 치료할 때도 목표는 금주가 아니라 '오늘 하루 술 안 마시기'입니다. 이 방법의 가치는 바로, '선 순환'을 일으키기 위한 '누구나 해 낼 수 있는 쉽고 간단한 작은 시작'에 있습니다.

 

저항으로 보이는 것은 종종 '명확성 결핍'의 문제이다.

  •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한 방향을 제시합니다. 정확하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가고자 하는 방향이 정확하게 어디인지를 알려주는 거죠.

 

'지방을 줄여 드세요, 식이조절 하세요' 하는 것보다 '1 퍼센트 우유를 드세요' 라고 하는 것이 더 행동을 일으킵니다. 즉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간단 명료하게 알고 있을 때, 변명하거나 부정하고 싶은 사고 습관을 쉽사리 뛰어 넘습니다.

또, '우리 마을의 경제를 살립시다'라고 하기 보다 '마이너카운티 내에서 쇼핑을 하세요'라고 말하는 겁니다.

 

 

 

중요한 것은 이 세 가지 중 어느 문제가 가장 걸림돌이 되는지 알아내는 것입니다. 그러면 변화의 초점을 맞추기가 쉬울 테니까요. 하지만 결론적으로 보면, 이 세 가지 모두에서 효과를 발휘해야 한다고 합니다. 명확하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아는 것, 감정이 움직이는 것, 상황이 도와주는 것 이 세 가지 모두가 필요한 것이지요.

 

그래서 책에서 '클리닉'이라는 코너를 통해서 실제 사례에서 어떻게 세 가지 요소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같이 문제를 풀어본다고 생각하면서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적용해 보는 연습을 하는 거죠. 쉽지는 않더군요.

 

그리고 책 마지막에 '장애물 극복하기'라는 코너를 통해,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등의 누구나 공감할 만한 12가지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친절하게 정리해 줍니다. 복습하는 효과가 있어 좋았습니다. 전체 내용을 다시 한 번 재정리 해 볼 시간이 되었지요.

 

 

아직 과제는 남았습니다. 이 책을 읽고 '이 책에서 배운 것을 실천하는 변화'의 과제가 남아 있으니까요.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왜 안될까"를 생각하기 보다 "지금 당장 효과를 발휘하는 것이 무엇일까? 오늘 5분으로 시작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를 생각해 보는 것이 되겠지요.

 

생각해 보면 이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일들이 참 많습니다. 잠자기 전 책(책이 정해져 있어야 해요) 한 페이지 읽기, 가족 하루 한 번 안아주기,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스트레칭 한 동작 하기 등은 어떤가요? 이 일들은 제게도 큰 도움이 된 시작이었거든요.

 

<스틱 Stick>으로 이미 잘 알려진 힙스 형제의 이 책은 이미 익숙하기도 한 내용들이 꽤 있음에도 세 가지 요소로 잘 조직화하여 설득력을 높였고, 공감 높은 사례들로 이야기를 풀어 '나도 해봐야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사람이 문제지만 이렇게 해 봐'가 아니라 '사람 문제가 아니라 명확성의 결핍, 상황, 탈진의 문제'라고 함으로써 책 내용을 보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게 합니다. 행동 변화는 개인과 조직 모두에 변치 않는 필사의 과제이므로 피와 살이 될 독서가 되실 겁니다.

 

 

스위치 -
칩 히스 & 댄 히스 지음, 안진환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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