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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을 받는 직장인으로 일하다가 개인 사업가가 되면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일까? 아마도 직장인으로 일할 때와, 1인 기업이든 가족 기업이든 친구와 함께 회사를 차렸든 사장으로서 일할 때의 변화와 차이점을 분명하게 인식하고 그에 맞는 변화를 이루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그럼 직장인으로 일할 때와 회사를 차리게 되면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일까? 하나에서 열까지 전체 구조와 시스템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 아닐까.

직장인으로 일하거나 프리랜서로 일하면 자기가 하는 분야만 잘 하면 된다. 팀장이나 프로젝트 매니저의 역할을 하게 되어 사람을 뽑고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경우와 비교하더라도 사장이 해야 할 일과는 분명히 다르다.

 

사장은 회사가 제대로 돌아가기 위해 필요한 일련의 모든 과정들을 이해해야 한다. 고객을 어떻게 끌어들이고 유지할까 에서부터 자금을 확보하는 법, 현금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법, 필요한 인력을 파악하고 내 회사에 잘 맞는 사람인지를 판단하는 법, 직원들에게 좋은 리더가 되는 법, 일이 효율적으로 진행되도록 운영하는 법 이 모든 것들을 다 이해해야 한다. 더 나아가 자신이 어떤 부분을 잘하고 있고, 어떤 부분은 다르게 해결해야 하는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며 어떻게 도움을 받아야 하는지도 알아야 한다.

 

당연한 이야기 아니겠느냐 하는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의외로 사람들은 직장인으로서의 자신의 역할에 익숙하기 때문에 직장인으로 일할 때와 기업가로 일할 때 자신의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을 분명하게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회사가 잘 되어서 규모가 커지고 직원들이 늘어나면 그에 따라 사장의 역할은 또 바뀐다. 필요한 변화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 결과로 균열이 생기고, 회사가 성장해서 승승장구해야 할 시기에, 다시 혼자서 모든 것을 그럭저럭 해 내던 시절이나 몇 명을 감당할 수 있는 규모로 되돌아가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 책은 개인 사업자들에게 어떤 도움을 주는 걸까? <내 회사 차리는 법>은 앞에서 내가 이야기한 이러한 것들을 알아야 한다는 점, 그리고 어떻게 알아 나가고 어떻게 실행해 나가야 하는지 회사가 성장하는 단계에 맞추어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저자인 마이클 거버는 개인 사업자가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를 사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자신의 역할을 분명하게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개인 사업자는 개인 사업자가 되기 전에 좋은 기술자, 실무자들이다. 그렇기에 개인 사업을 시작하면서 찾아오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사업 규모가 커지기 시작한다. 그러면 이제 변화를 해야 하는 시기가 닥친다. 다시 말해, '실무적인 기술자'의 역할에 더하여 '혁신적인 사업가', '현실적인 관리자'의 역할도 '실무적인 기술자'의 역할에 못지 않게 잘 해내야 한다. 그런데 마이클 거버가 제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인 사업자들이 대체로 10%는 사업가적 성격이 강하고 20%는 관리자로서의 성격이 강하고 70%는 기술자로서의 성격이 강하다고 한다. 개인 사업자가 사업이 성공하면 할수록 혼란스럽고 당혹스러워지는 것도 당연하다.

 

"그는 사업을 소유한 것이 아니라 직업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이 한 마디 말은 개인 사업자들이 겪게 되는 고통을 잘 함축한 것 같다. 이 책을 왜 개인 사업자들이 읽어 두면 도움이 될 것인지 알려주는 말이기도 하다. 개인 사업가의 경험을 해 본 경험이 있거나 개인 사업가의 역할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깊이 공감할 것이다. 나도 한 때 개인사업자였기에 "그 때 이렇게 했으면 좋았었겠다"는 생각을 하며 많이 공감하며 읽었다.

 

개인 사업자들에게 특별히 초점을 맞추어 자세한 조언을 담은 책들을 거의 찾기 힘들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개인 사업자들이 특별히 챙겨 읽어야 하는 이유를 갖고 있다. 저자는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해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전반적으로 개인 사업 전반에 도움이 될 내용이므로 프랜차이즈 사업 자체에 제한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 책을 읽을 때 좋았던 점 또 하나는, 파이가게를 운영하는 한 1인 기업가를 구체적으로 상담하는 내용들로 구성이 되어 있어 자신의 상황에 대입하며 읽기에 좋을 거라는 점이다. 즉 막연하거나 이론적이지 않고, 처한 상황과 그러한 상황에서 겪게 되는 심리적 혼란과 발생하는 문제점, 해결하는 방법 모두 매우 구체적이라는 점이다.

 

 

내 회사 차리는 법 -
마이클 E. 거버 지음, 김원호 옮김/크리에디트(Cre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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