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


오랜만에 한국에서는 베스트셀러가 아니지만 아마존 등에서 스테디셀러로 인정받고 있는 좋은 책을 발견했다. 우연찮게 발견했지만 현재 읽고 있는 마케팅과 혁신 책들 중에서 별 다섯 개를 주고 싶은 베스트로 뽑힐 만한 책이다. 책도 탐사하는 만큼 좋은 책을 만나게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준 만남이었다.

 

이 책의 가장 큰 의의는, 전략적 틀로 사용할 만큼 체계적이고 구성이 잘 짜여 있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딱딱하지 않고 그다지 두껍지 않은 책에 알차게 내용들을 구성해 놓은 점이 돋보인다. 또한 각 전략마다 대표적인 사례를 하나의 장으로 분류하여 사례를 통해 현실적으로 어떻게 진행되는지 보여주는 점도 놓치지 않았다. 하나의 장으로 분류한 대표적 사례들은 최고경영자, 마케팅 담당자, 인력 담당자, 영업 담당자, 기술 담당자 등 핵심 인력들의 인터뷰를 중심으로 싣고 있다.

 

책 중에는 이론이 탄탄하지만 적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 지 방법론이 추상적인 책들이 있고, 어떤 책들은 간단 명료하고 구체적이어서 어떻게 적용하면 좋을지 현장에서 바로 도움이 된다. 나는 두 종류의 책 모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앞의 책은 원칙과 본질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고 두 번째 책은 경험과 응용을 도와준다. 이 책은 두 번째 책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저자는 선도 기업의 전략을 크게 3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이 세 가지 전략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 고객 욕구 및 고객 가치와 짝을 이룬다. 즉 고객 욕구를 가격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 제품의 품질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 개인적인 욕구에 따라 특성화된 특별화된 서비스를 받는 것을 가장 중요시하는 것으로 분류한다. 그리고 이에 따라 각 고객 욕구 만족을 위한 목표, 달리 말하면 고객 가치가 최저의 총비용, 최고의 제품, 최고의 토탈 솔루션이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이를 전략과 연계하게 되면 다음과 같아진다. 운영상의 탁월 전략을 통해 고객에게 최저의 총비용을, 제품 리더십 전략을 통해 고객에게 최고의 제품을, 그리고 고객 밀착 전략을 통해 고객에게 최고의 토탈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다.

 

 

내가 이 책이 탁월하다는 생각하는 점은 크게 3가지가 있다.

 

첫째, 위와 같이 산업 군을 뛰어 넘어 공통적으로 분류할 만한 통찰력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을 읽고 여러 기업들이 어느 편에 해당되는 지 머리 속으로 계속 분류해 보았다. 그리고 기대보다 분류가 잘 이루어지는 것에 놀랐다. 무엇보다도 선도 기업과 선도 기업이 아닌 기업의 뚜렷한 차별성을 이 분류하는 작업에서 발견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다름 아닌 선도 기업은 자신이 선택한 전략에 대해 일관성, 선택과 집중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선도 기업이 아닌 기업들은 전략과 조직 구성, 기업 활동들이 여러 전략이 뒤섞인 형태로 이루어져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기 위해서 내가 이 책의 탁월한 점으로 뽑고 있는 두 번째 이유를 말해야 할 것 같다.

 

두 번째 이유는 이 책은 단지 전략 자체만 중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전략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모든 기업 활동이 선택한 전략이 최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형태를 띠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책의 구성에서도 보면 각 전략에 따라 어떤 사람이 인재인지, 기업 문화는 어떻게 다른지, 조직이 분권화인지 중앙집권이 되어야 하는지, 정보 기술은 어떤 역할을 맡게 되는지 등을 다루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그 내용들이 전략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즉 선택한 전략에 따라 사람과 기술을 포함한 기업 전체의 활동들이 구축되고 실행하지 않는다면 전략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뜻과 다름없는 것이다. 선도 기업들은 이런 관점에서 일관성, 선택과 집중에서 탁월함을 보여주고 있는 반면, 선도 기업이 아닌 기업들은 우왕좌왕한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임기응변적 대응적 방식을 쉽게 도입하게 된다. 전략을 선택하고 집중하지 않는다는 것은 장기적으로 보는 관점을 잃어버렸다는 뜻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어떤 전략을 선택할 것인가 만큼, 그 전략의 최고가 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지 심도 있는 논의와 의사결정, 조직 내에서의 일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내가 이 책의 탁월성으로 뽑은 세 번째 이유는 앞의 이유들과 동일 맥락에 있다. 어떤 전략을 선택하든 선도 기업들과 선도 기업이 아닌 기업들의 뚜렷한 차이가 일관성이 있느냐 없느냐에 있다는 뜻은, '선택한 고객 가치와 전략에 있어서 만큼은' 세계 최고가 되는 것이 선도 기업과 선도 기업이 아닌 기업들의 가장 큰 차이라는 뜻과 맞물린다. 세계 최고라는 말은 저자의 말을 빌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이를 테면 최고의 제품이라는 고객 가치를 선택하고 이를 위해 제품 리더십이라는 전략을 선택했다면 제품의 선도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 최고가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비용, 솔루션이라는 측면에서는 적합한 수준을 유지하면 된다. 세 가지를 다 잘할 수는 없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최상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조직, 프로세스, 인재, 관리를 비롯한 경영 활동들이 각 전략 별로 다르게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핵심은 최우선 순위의 고객 가치를 분명하게 결정하고 일관되게 실행하는 것이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자신의 기업이 어떤 형태를 띠고 있는지 알고 싶다면 인력, 경영관리, 프로세스, 정보기술 등 전략에 따라 어떻게 서로 다른지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선택한 고객 가치와 전략을 최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는 것처럼, 역으로 현재 자신의 기업이 어떤 형태를 띠고 있는지, 어떤 형태를 원하고 있는지 검토하는 기준으로도 삼을 수 있다.



(제목이 바뀌어 재출간되었다. 2007.10)


 

본 리뷰의 마지막으로, 고객 가치와 전략이 성공적으로 실행되기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네 가지 규칙'을 소개하는 것으로 마무리하고자 한다. 이 네 가지 규칙이 지켜져야 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하나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이고 또 하나는 조직 전체에 영향력을 미치는 전사적 전략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테면 전략이라는 로켓을 성공적으로 발사시키고 그 로켓이 안전하게 궤도를 돌며 제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려면 네 가지 규칙은 신념처럼 지켜져야 한다고 본다.

 

(1) 시장에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하나의 선택된 가치를 제공한다.

(2) 다른 가치 요소들에 대해서는 적합한 수준을 유지한다

(3) 매년 더 나은 가치 제안을 한다

(4)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 탁월한 사업 운영 모델을 개발하여, 전적으로 여기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현재의 성공이 앞으로의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성공 사례로 등장한 많은 기업들 또한 흔들림을 수 차례 경험한다. 최고경영자가 바뀌면서 이런 일들이 곧잘 일어나고, 과거의 영광에 파묻혀 안일함 속에 있다가 경쟁자에 의해 추월 당하기도 하고, 시장과 산업 상황의 커다란 변화로 인해 초래될 수도 있다.

 

결국 일관성만큼 중요한 것이 유연성이다. 일관성이 선택과 집중을 말한다면, 유연성은 혁신과 창조적 파괴를 뜻한다. 이렇게 대입해 보면 일관성과 유연성이 대립하는 개념은 아님을 알 수 있다. 인간의 심리 상태 상, 이 둘이 양립되기 어려울 뿐이지 개념이 대립되는 것은 아니다. 인간의 삶과 똑같이 경영 또한 끊임없는 성찰이 답인 것 같다. 현재 선택과 집중을 잘 하고 있는 지 성찰하고, 현재에 안주하고 있지 않은지 새로운 답은 없는지 끊임없이 자기 질문하는 것, 인간과 경영은 이렇게 닮아 있다. 그래서 나는 인간을 이해하는 만큼 경영도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경영을 포함한 세상은 인간과 인간의 인식으로 이루어져있고, 인간을 위한 인간에 의한 행위로 구성되어 있으니 말이다.

 


레드오션을 지배하는 1등 기업의 전략 - 10점
마이클 트레이시.프레드 위어시마 지음, 이순철 옮김/김앤김북스
공지사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