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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스 고딘의 <보랏빛 소가 온다>를 나는 아주 재미있고 읽었고 그 당시 지지부진하던 상황에서 돌파구를 찾는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래서 <보랏빛 소가 온다 2>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과연 2편이 필요할까 라는 의구심을 가졌다.

 

이 책을 읽고 나서의 결론은 필요하다는 거였다. 이 책은 리마커블(얘기할 만한 가치가 있는, 얘기하고 싶어지는)한 아이디어를 조직에서 사람들로부터 협력을 얻어 실행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경영자이든 팀장이든 팀원이든 혼자가 아니라 함께 일을 해내야 할 것이다. 그러려면 리마커블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만큼 그것을 현실이 되게 만들 수 있는 능력 또한 매우 중요하다. 저자는 자신이 조직에서 협력을 끌어내지 못하고 설득하지 못함으로써 야후에서 실현시키지 못한 경험을 이야기한다. 그의 마일리지 아이디어는 나중에 이베이에서 실행하여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실제로 많은 아이디어들이 필요할 만큼의 관심을 얻지 못하고 잊혀지고 사라지는 일들이 많은 조직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 책의 진정한 목표는 조직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시킬 수 있도록 자신을 준비시키고 훈련시키는 법을 알려주는 데 있다.

 

 

Free Prize 공짜 선물, 공짜 보상 지대를 찾아라

 

내가 자주 찾아가는 인터넷 농산물 판매자가 있다. 그의 사이트는 평범하다. 다만 상품 페이지에 적혀 있는 그의 글 말고는. 나는 솔직하고 담백한 그의 글에 반해 처음 주문을 하게 되었고 단골이 되었다. (당연히 상품도 좋았다.) 농산물을 살 때는 늘 믿음에 대한 문제가 대두된다. 그런데 그의 순수함이 느껴지는 글은 나의 근심에 믿음을 주었다. 사람 마음을 움직이는 그의 글은 공짜다. 하지만 농산물을 사고자 했던 나에게는 리마커블했고 나는 그를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해 주고 싶어한다.

 

지금껏 내가 지정해 두고 다니는 이비인후과가 없었다. 그런데 1년 전에 생겼다. 이 이비인후과는 의사가 환자를 대하는 태도가 리마커블하다. (내 집 근처에 살지 않는 지인들에게도 많이 아프거든 그 이비인후과를 가 보라고 추천한 적도 있다.) 그녀는 몇 개월 만에 찾아가도 나를 안다. (병원을 자주 찾아가면 큰일이다.) 물론 나를 알아보지는 못하겠지만 차트를 들여다보고 나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알아내고 나를 맞는다. 그리고 이런 말을 하는 것이다! "저번과 똑 같은 곳이 부었어요. 그 때만큼 심한 것은 아니니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그녀는 갈 때마다 진찰하는 시간만큼, 내 감정에 대해서 관심을 표하고 무엇을 조심하면 좋을 지 대화하는 데에 시간을 할애한다. 내가 많은 사람들에게 그녀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하는 가장 큰 이유는 '환자에게 가지는 그녀의 인간적인 관심에 신뢰를 느끼기 때문'이다. 여러 병원을 다녀보면 이런 경우가 매우 드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환자에 대한 관심'이 그녀를 리마커블하게 하는 요소의 전부이다!

 

저자가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리마커블이 되기 위한 혁신은 누구나 지금부터 시작할 수 있는, 누구나 해 낼 수 있는 바로 이러한 '작은 혁신'이다.

 

작은 혁신이란 엄청난 기술력과 막대한 비용 없이도 아이디어만으로 이룰 수 있는 색다른 혁신을 말한다. '공짜 선물' 같은 작은 혁신, '공짜나 다름 없는' 작은 혁신을 말한다. 세스 고딘은 이 공짜 선물, 공짜 보상이 있는 Free Prize 지대를 찾아내라고 한다. 리마커블하기만 하다면 작은 혁신으로도 충분하다.

 

 

조직에서 당신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게 하는 방법

 

"당신의 아이디어를 어떻게 실현시키느냐를 아는 것이 아이디어를 짜내기 위해 애쓰는 것보다 우선되어야 할 일이다. 중요한 것은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아이디어를 받아들이게 하는 것, 그리고 실행시키는 것이다." (책, 92~92쪽)

 

저자는 처음부터 반복해서 외친다. 바로 '네가 시작하라'고. 리마커블한 아이디어를. 그리고 '포기하지 말라'고.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더라도 실제로 그것을 실행시키는 사람은 많지 않다. 종종 '아, 저 생각 나도 했었는데…'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한 연구에 의하면 인류 전체 중 3명이 하나의 똑 같은 아이디어를 동시에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아이디어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현실이 되지 않는다면 결국 상상에 불과해진다. 아이디어를 붙잡고 놓지 않는 것, 그리고 함께 일할 사람들이 받아들이게 하고 실행시키는 것은 아이디어를 생각해 내는 것만큼이나, 어쩌면 더 중요하다. 아이디어가 있다는 것은 전 과정의 시작에 불과하니까 말이다.

 

저자는 세 가지 질문에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 이 사람에게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능력이 있는가?
  • 이 프로젝트가 과연 추진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
  • 성공 가능성이 있는가?

 

이 사람에게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능력이 있는가?

 

본 리뷰 앞에서 언급한 저자의 야후 스토리로 돌아가보자. 저자는 지금이라면 그 때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접근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 첫걸음은 쉽게 성사시킬 수 있는 다른 사람의 프로젝트에 자발적으로 참여해 그것을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다. 그런 다음 그 사람의 도움으로(사람은 자기 일에 도움을 준 사람은 결코 잊지 못하는 법이거든!) 조직에 깊이 뿌리박고 인간 관계를 엮어 몇 가지 작은 프로젝트를 성공시킨다. 이런 과정을 밟았다면 나의 혁신적인 마일리지 아이디어를 성공적으로 설득하는 것이 휠씬 쉬웠을 것이다. (책, 125쪽)

 

이 프로젝트가 과연 추진할 만한 가치가 있는가?

 

여기에서 저자는 중요한 이야기를 하나 던진다. 바로 왜 이 프로젝트가 필요한가에 대해 사람들이 스스로 설득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사람들이 현재의 상황을 낙관하고 있다면 어떤 특별한 아이디어도 위험처럼 느낄 가능성이 높다. 사람은 좋아 보이는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고 싶은 강렬한 욕구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를 크게 외쳐라. 문제를 크게 외침으로써 상대방은 물론 나 자신에게도 사태의 심각성을 재확인시켜 줄 수 있다. 사람들에게 당신의 아이디어를 얘기하기에 앞서 반드시 이 단계를 거쳐야 한다. (책, 139쪽)

 

이 과정에서 자신을 지지할 사람들을 찾고 만들어 내는 것은 중요하다. 아이디어를 공개하기 위해 대규모 회의부터 소집하지 말라고 한다. 그 대신 가능한 많은 사람들과 사적이고 비공식 대화를 많이 나눈다. 그들을 자신 옆에 앉히고 같은 종이에 낙서를 하면서 그들을 공모자로 만든다. 이제 '나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우리의' 아이디어가 된다.

 

이 아이디어가 어떤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인 것 생생하게 보여주는 것도 매우 설득력 있다. 실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세그웨이와 애플은 각각 자신들의 혁신이 몰고 올 변화의 모습을 담은 비디오를 제작해 직원들에게 보여주었다. 이 모두 머리가 아닌 감정에 호소한다. 사람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좌뇌뿐만 아니라 우뇌와도 대화를 나누어야 한다. 즉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에는 논리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반드시 정서적인 요소가 포함되어야 한다.

 

성공 가능성이 있는가?

 

회의나 브레인스토밍을 해 본 경험을 돌이켜 보면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에 흠집을 찾아내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다. 이 세상에 완벽한 아이디어란 없다. 그런데 재미있는 아니 의미 심장한 연구 결과가 있다.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호응하는 아이디어가 오히려 실패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반면 '일반적인' 사람들이 '상식적인 사고' 로 불안감을 드러내며 실패할 걸 이라고 이야기하고 좀 더 '유순하게' 수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들이 고객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열렬한 환영을 받는 확률이 높다고 한다. 이것을 무엇을 의미하는가? 성공 가능성을 아무도 점칠 수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일 것이다.

 

그러므로 포기하지 말라. 필요하면 잠시 멈추거나 트랙을 바꿀 수도 있다. 프로토타입을 만들어 서서히 마음을 얻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주 기본적인 선불카드로서의 기능만 담아 시작한 스타벅스 카드처럼 처음에는 사람들이 인정할 수 있는 정도로만 시작해도 좋다. 일단 자리를 잡으면 기능을 추가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것이다. 다만, 필요한 피드백을 받아들이고 활용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여기에서도 중요한 포인트가 있다. 아이디어를 보완해 주는 피드백은 받아들이되 아이디어를 평범함으로 오염시킬 수 있는 피드백은 과감히 무시할 수 있어야 한다.

 

 

리마커블한 아이디어를 찾는 방법 – 당신의 가장 자리는 어디인가?

 

리마커블한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방법으로 세스 고딘은 가장 자리를 발견하라고 한다. 이는 <보랏빛 소가 온다>에서 간단하게 언급한 내용으로 <보랏빛 소가 온다 2>에서는 다양한 가장 자리와 그에 해당되는 여러 사례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가장 자리는 극단을 말한다. 한 예로 시간의 절약시켜주는 극단으로, 남자 이발소가 있다. 1시간 정도 걸리는 기존의 서비스에서 불필요한 머리 감기 등의 요소 등을 없애고 10분 만에 헤어컷이 가능하도록 만들고 가격 또한 현저하게 낮아진다. 가치 사슬을 재정의하는 가장 자리도 있다. 질레트는 면도기를 공짜로 주고 대신 면도날을 팔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변화를 추구하는 것도 리마커블할 수 있다. 일본의 편의점들은 정기적으로, 하루에도 여러 차례 상품을 재배치한다. 각 시간대 손님의 취향에 맞추기 위해서다.

 

자신이 속한 분야와 관련 없는 상품이나 서비스의 리마커블한 예시를 찾아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그들의 전략을 그대로 모방하는 것은 아니다. 같은 가장 자리라도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처음부터 홈런은 없다

 

마지막으로 작은 혁신을 실현시키는 데 도움이 될 지렛대가 훌륭하게 작동하기 위해서 자신을 돌아봐야 할 사항이 있다. 이 지렛대는 성공적인 프로젝트에 중요한 과정으로 '시작 단계에서 모든 것을 충분히 생각하고 사람들의 의견과 승인을 얻는 것'을 말한다. 그러고 나면 다음 단계에서는 오직 완성하고 테스트하는 일에만 혼신의 힘을 다하면 된다.

 

자신을 돌아봐야 할 그 사항은 바로 '이 일이 자신이 진정으로 챔피언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렛대가 준비된 프로젝트'인가 하는 것이다.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선은 '자신이 진정으로 챔피언으로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렛대가 준비된 프로젝트'에서 시작한다. 경험이 쌓이면 감당할 수 있는 프로젝트의 규모도 점점 더 커질 것이다.

 

세스 고딘의 말처럼 '홈런만을 기다리지 않는다면 1루타와 2루타의 기쁨'도 마음껏 누릴 수 있다.

 

 


(원제: Free Prize Inside)
세스 고딘 지음, 안진환 옮김/재인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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