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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적으로 100개 기업 중 하나는 방어전략을, 둘은 공격전략을, 셋은 측면공격을, 그리고 94개 기업은 게릴라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왜? 그리고 어떻게?

 

<마케팅 불변의 법칙>과 <포지셔닝>으로 다수의 지지를 확보하고 있는 알 리스와 잭 트라우트는 마케팅을 전쟁전략에 비유하여 탁월한 마케팅 경쟁 전략을 만들어냈다.

두 저자는 클라우제비츠의 <전쟁론>에서 영감을 얻어 마케팅 전략으로 승화시켰는데 군사전략이 마케팅 전략과 상당히 잘 부합되고 이해가 잘 되는 것에 놀랐다. 전쟁에서 힘의 차이가 나듯이 마케팅에서도 기업 간에 자원과 역량의 차이가 나고, 전쟁에서 위치에 따라 전략을 구사하듯 마케팅에서도 동일한 개념이 탁월하게 일치되었다. 만약 어떤 전략을 써야 하는지 자존심 및 여러 이유로 헷갈린다면 여기가 전쟁터라고 생각하고 자신이 어떤 상태에 있는지 상상해 보자. 의외로 자신의 위치를 매우 리얼하게 느낄 수 있어 솔직하게 받아들이는 마음이 일어남을 확인할 수 있다.

 

두 저자가 제안하는 4가지 전략은 방어, 공격, 측면공격, 그리고 게릴라 전략으로 자신의 위치와 능력, 경쟁사의 위치와 능력에 따라 적절한 전략을 선택 구사해야 한다.

 

 

당신은 어떤 전쟁을 하고 있는가?

 

4가지 전략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기 전에 중요한 포인트를 하나 짚고 넘어가자. 이 4가지 전략의 특성 자체를 이해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느 전쟁을 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전략을 세우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자신이 '시장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분명하게 아는 것이다. 이 말은 곧 '자신의 위치와 힘을 있는 그대로 인식하는 것'은 올바른 전략을 선택하는 데 필수적인 사전 조건이 된다는 뜻이다.

 

자신의 위치와 힘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모든 전략이 일괄적으로 모두에게 모든 상황에 적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곧 자신의 전략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는 뜻이고, 1위 기업에게 좋은 전략이 3위 기업에게는 스스로를 약화시키는 전략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게릴라 전략을 써야 하는 기업이 1위, 2위 혹은 3위 기업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뜻한다. 전쟁에서 전면공격을 할 때와 기습공격을 할 때 다르게 움직여야 하고, 기습 공격을 해야 할 때 전면공격을 함으로써 비극적인 결말을 초래하는 것처럼 말이다.


본 리뷰에서 나는 저자들이 제시한 4가지 전략에 대한 확률로 글을 시작하였는데 자신이 어디에 해당되는지 파악하는데 솔직한 기준이 될 거라 본다. 자신이 어느 확률 위치에 있는지에 대해 잘못 알 수는 없을 테니까 말이다. 그리고 확률적으로 볼 때 본 리뷰와 이 책을 읽는 사람들 대다수가 94개 기업에 해당될 것이다. 본 리뷰의 제목을 94개 기업에 맞춘 것도 그 때문이다.  


물론 현재 1위, 2위, 3위 기업이 아니더라도 그들 기업의 전략 또한 읽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경쟁사의 움직임을 이해할 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전략도 읽어내는 힘을 기를 수 있다. 또한 언제든지 게릴라 전략에서 측면공격이나 공격전략을 구사해야 할 때 그 적절한 타이밍을 알아차리고 전략을 바꿀 수 있는 유연성과 통찰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 4가지 전략 즉 방어, 공격, 측면공격, 게릴라 전략의 핵심은 무엇인가?

 

 

리더기업의 방어전략은 시장 점유율을 지키는 것

 

리더기업은 현재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면 최고 이슈가 무엇이 되겠는가? 시장 점유율을 지키거나 높이는 것이 될 것이다. 그러기 위해 리더 기업의 최대 적은 2위 기업이기도 하지만 자기 자신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고객과 시장의 니즈에 둔감해지지 않고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로 자신을 지속적으로 쇄신시켜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2위나 3위 혹은 다른 기업들이 완전히 새롭고 놀라운 제품과 서비스로 공격해 올 수 있는 상황을 대비해 늘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경쟁자가 더 커지기 전에 사전에 봉쇄하는 기민함을 보여야 할 때 최대의 적은 무엇보다도 리더 기업 자만심이 될 것이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다가 시장 점유율의 순위가 어느 순간 바뀌는 일이 실제 시장에서 종종 일어나기 때문이다.

 

방어전략은 리더 기업만이 누릴 수 있는 호사이다. 왜냐하면 공격하는 기업은 시장에 호소할 만한 좋은 제품을 만들어 내는 일 못지 않게 고객에게 자신의 제품을 인식시켜야 하는 과정을 거쳐야 하는 때문이다. 이는 곧 리더 기업이 방어하고 대비할 시간이 주어진다는 이야기이다.

 

저자들은 방어전략을 훌륭하게 구사함으로써 자신의 시장점유율을 지켜내고 있는 기업으로 질레트의 사례를 들고 있다. 질레트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기술의 제품을 만들어 냄으로써 효과적으로 자신의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확보했다. 또한 빅이 일회용 면도기로 공격했을 때 원가부담을 안고도 굿뉴스 일회용 면도기를 출시함으로써 빅의 공격을 늦지 않게 차단하여 장기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빼앗기지 않을 수 있었다. 저자들에 따르면 오늘날 미국에서 일회용 면도기는 전체 면도기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질레트는 수동 면도기 시장 점유율 65%를 차지하고 있다.

 

 

2위 기업의 공격전략은 리더의 약한 부분을 점령하는 것

 

2위 기업은 자신의 역량만큼 분명하게 파악해야 하는 것이 리더 기업의 역량이다. 왜냐하면 2위 기업의 역량이 아무리 뛰어난 어떤 분야가 있다 하더라도 리더 기업 또한 뛰어난 분야라면 그 분야는 2위 기업이 공격 지점으로 삼을 곳이 아니기 때문이다.

 

저자는 가격이나 품질로 승부를 걸 생각은 하지 말라고 거듭 주장한다. 이유는 예측할 수 있듯이 가격우위라면 리더 기업이 재빨리 따라잡을 것이고 오히려 2위 기업이 패배할 확률이 더 높다. 품질이라면 유사한 제품으로 '고객이 인식할 정도의 품질 차이'를 만들어 내는 일은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눈을 가리고 맛을 보는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펩시콜라는 코카콜라를 앞섰다. 하지만 고객들이 가게에서 익숙하게 집어 든 것은 코카콜라였다.

 

펩시콜라가 코카콜라를 성공적으로 공격할 수 있었던 것은 가격도 품질도 아니었다. 펩시콜라의 선전은 코카콜라의 약한 부분을 점령해 들어갔기 때문이었다. 펩시콜라는 "5센트로 두 배를 즐기세요"라는 설득력 있는 슬로건을 앞세우며, 코카콜라의 6.5온스짜리 병에 대해 12온스 캔으로 공격했다. 그리고 한 세기의 역사를 지닌 코카콜라가 부모 세대의 음료인 것에 대해 젊은 세대의 펩시라는 컨셉으로 공격했다. 젊은이들에게 더 호소력 있을 더 크고 편리한 용기와 단 맛으로 새로운 세대의 음료로 자신만의 위치를 확보한 것이다.

 

 

3위 기업의 측면공격은 은밀하게 기습적으로, 그리고 계속 추격하는 것

 

1975년 밀러는 라이트 맥주를 시장에 내놓으면서 성공적인 측면공격을 시행했다. 그 시기 라이트 맥주는 게릴라 브랜드는 있었으나 전국적인 브랜드는 없는 개척되지 않은 시장이었다. 경쟁이 없는 시장, 이것은 측면 공격의 첫 번째 원칙이다.

 

그리고 밀러는 시험 테스트도 소문도 없이 시장에 기습적으로 라이트 맥주를 내놓았다. 기습 공격을 감행한 후 적극적인 광고와 홍보를 통해 밀러 라이트 맥주는 급속도로 시장을 장악해나갔다. 이에 다른 기업이 방어를 하는 데는 슐리츠가 1년, 안호이저부시가 2년이 걸렸다. 이러한 전술적 기습으로 초기에 시장을 장악하는 것이 측면 공격의 두 번째 원칙이다.

 

밀러는 초기 시장을 장악한 후 지속적으로 업계의 평균 광고비의 4배에 달하는 광고를 전략적으로 행하며 점점 더 라이트 맥주 시장에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방어해나갔다. 저자들은 이를 추격전이라고 말하면서 계속 추격하는 것은 기습적으로 공격하는 것만큼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만약 추격전을 행할 여력이 되지 않는다면 측면공격은 1,2위 기업 등 자원이 풍부한 기업에게 새로운 시장이 있음을 소개해 주고 자신은 밀려나게 되는 꼴이 될 가능성이 높다. 저자들은 계속 추격할 만큼 충분한 자원이 없다면 게릴라 전략을 구사할 것을 충고한다.

 

 

대부분 기업의 게릴라 전략은 자신이 방어하기에 충분한 세분화된 시장을 찾아내는 것

 

게릴라 전략의 시장은 작다. 이를 테면 특정 장소로 한정되어 있거나 특정 고객에 초점을 맞추었거나 독특한 한 가지 제품에 집중하는 전략이다. 한국 속담의 용의 꼬리가 아닌 뱀의 머리가 되는 전략이라 할 수 있다. 게릴라 전략에서 중요한 것은 자신이 그 시장의 대어가 되어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을 만큼 세분화된 시장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다. 모든 기업들이 그러하지만 특히 게릴라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은 자원의 한계성에 대해 가장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자신의 역량과 자원을 넘어서는 넓은 지역, 시장, 제품 수에 대한 유혹을 끊임없이 이겨낼 수 있어야 한다.

 

게릴라 전략의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 게릴라 전략을 구사하는 기업은 리더 기업처럼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 전쟁터에서 기습 공격을 하는 사령관이 전면공격을 하는 사령관과 다르게 움직이는 것처럼 말이다. 다시 말하면 게릴라 전략이라는 단어에서 암시하는 민첩성과 신속성이 기업에서 지속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기업 문화이든, 전략 구사이든, 제품 개발이든, 신속한 결단이든 민첩하고 신속하다는 장점을 유지할 수 있을 때 게릴라 마케팅의 이점을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다.

 

맥도널드, 버거킹, 웬디스 등의 치열한 햄버거 전쟁 가운데 화이트 캐슬은 게릴라 전략의 성공적인 기업으로 연간 점포당 매출이 130만 8,300달러에 이른다. 이 수치는 맥도널드의 점포당 평균 매출 163만 2,600달러와 별반 차이가 없다. "화이트캐슬은 1921년에 설립되어 동북부와 중서부에 170여개의 소규모 체인을 갖고 있으며 초창기 때부터 해오던 방식 그대로 사업을 하고 있다." 화이트캐슬은 옛날과 똑 같은 맛의 햄버거를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화이트캐슬은 아무리 성공하더라도 리더처럼 행동하지 말라는 원칙을 잘 지켜나가고 있다. 즉 맥머핀, 와퍼, 감자 등의 메뉴들을 첨가시켜 자신의 초점을 무너뜨리지 않고 자신의 강점을 잘 유지하고 있다.

 

 

저자들은 4가지 전략 각각에 대해 핵심 원칙을 알려줌과 동시에 성공 사례와 잘못된 사례를 들어 세세하게 이해를 돕고 있다. 또한 유명한 콜라 전쟁, 컴퓨터 전쟁, 맥주 전쟁, 햄버거 전쟁을 별개의 개별적인 4가지 장에서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전쟁에서 각 기업들이 4가지 전략을 어떻게 구사하여 이길 수 있었는지, 잘 못 대응한 점은 무엇인지, 그리고 어떻게 했어야 했는지 등 전략적 조언까지 해 주고 있다. 이들 사례를 통해 4가지 전략에 대해 더욱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지금 어떤 전략을 써야 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경쟁사가 얼마나 막강한지, 어떤 부분이 막강한지를 '있는 그대로'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게릴라 전략에서 공격 전략으로, 측면 공격 전략에서 공격 전략으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이 때가 바로 전사적으로 전폭적인 공격을 감행해야 하는 시기이다.

 

이 시기에는 '투자한 것을 얼마나 회수할 것인가'를 물을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을까를 물어야 한다. 왜냐하면 어느 결정적인 시기의 작은 차이가 결국에는 1위와 2위를 결정짓고 그것이 한 번 고객의 마음 속에 굳혀 지고 나면 이것을 바꾸는 것은 너무나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초반의 미미한 시장 점유율 차이도 점차 크게 벌어지게 된다. 일단 결정적인 시기에 이기고 나면 투자한 것을 어떻게 얼마나 회수하느냐는 묻지 않아도 된다. 

 

 

이 책을 읽기 전에 하나의 전제를 두도록 하자. 일단 고객이 원하는, 시장에 먹히는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했거나 현재 가지고 있다고 가정하자.

 

이 책에서는 고객에게 먹히는 상품과 서비스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 않다. 이 책의 초점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고 전제하고 있는 당신의 제품과 서비스를 시장이라는 전쟁터에서 어떤 '우월한 전략'을 사용하여 고객에게 기억되는 상품으로 인식시키고 '점유율을 확보'할 것인가에 맞추어져 있다. 그 중에서도 자사와 경쟁사와의 위치를 명확하게 파악하여 어떻게 마케팅 전략을 사용할 것인가를 알려주는 것이 이 책의 핵심 과제이다. 정리하면, 이 책의 핵심은 '당신의 좋은 제품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높이기 위해 경쟁사와 자사의 자원과 역량을 고려한 최고의 마케팅 전략을 구사하는 것'에 있다.

 

참고로 '어떻게 하면 고객에게 인식되는 포지션을 차지할 것인가'에 대한 치밀한 이야기는 두 저자가 공저한 다른 책 <포지셔닝>과 알 리스가 최근 쓴 <경영자 vs 마케터>에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마케팅 전쟁 -
알 리스 외 지음, 안진환 옮김/비즈니스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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