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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는 어떻게 최고의 브랜드를 형성할 수 있게 되었을까? 단순히 기능과 편익이라는 관점에서 스타벅스의 성공을 설명할 수 있을까?

 

 

체험 마케팅으로 진화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고객 체험의 경제학>이라는 책을 공저한 조셉 파인 2세와 제임스 길모어는 경제적 가치의 진보 단계에 대해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언급하고 있다. 그들은 체험 역시 경제적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주장한다. 그들은 경제적 가치의 진보 단계를 생필품(commodities), 공산품(goods), 서비스(services), 체험(experiences) 에 이른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저자 번트 슈미트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생필품으로써 커피를 판다면 커피 원두를 파운드당 1달러 정도 받을 수 있다. 그것을 인스턴트 커피처럼 포장된 공산품(제품)으로 판다면, 1컵당 5~25센트를 받는 상품이 되며, 커피숍에서 커피를 서비스해 준다면 1컵에 50센트에서 1달러를 받을 것이다. 그러나 스타벅스에서는 훌륭한 고객 체험을 담아 커피 1잔에 4~5달러씩 판매하고 있다"

 

저자는 이제, 기능과 편익이라는 점에만 국한되지 않고 체험이라는 관점에서 마케팅을 바라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기능과 편익에 제한을 두는 마케팅을 전통적 마케팅이라고 지칭하며 체험 마케팅으로 진화해야 하는 이유로, 고객이 합리적으로만 구매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이성적이면서도 감정적인 존재임을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기능과 편익에만 집중을 하면 경쟁사가 유사한 상품과 서비스에 국한되어 시장을 좁게 보게 된다. 알다시피 이제 경쟁자를 바라보는 인식이 보다 발전되었다. 더 이상 맥도날드의 경쟁자는 버거킹에 국한되지 않는다. 버거킹은 햄버거라는 제품의 관점에서 경쟁자일 뿐, 이와 관련된 경험 내용을 기준으로 하면 경쟁자는 보다 확대된다.

 

이에 덧붙여 나는 고객이 이제 보다 복잡하고 다원적인 기준으로 구매를 결정하는 시대로 접어들었기에 더욱 고객이 무엇을 체험하느냐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체험이라는 것은 일상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즉 상품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그 시기뿐만 아니라 상품과 서비스를 사용하는 시기 까지도 포함한다. 그리고 고객의 가치관도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저자가 체험에 대해서 이와 같은 고객 인식의 진화 및 시대의 변화까지 통찰해서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마케팅의 관점에서 고객 체험을 구체화시켜 바라본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고객 체험: 감각(sense), 감성(feel), 인지(think), 행동(act), 관계(relate)

 

저자는 고객 체험을 다섯 가지로 정의 내린다. 감각, 감성, 인지, 행동, 관계가 바로 그것이다. 감각은 말 그대로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을 자극하고 그에 호소한다. 감성은 특정 감정을 유발하려고 한다. 인지는 지성에 호소한다. 행동은 육체적 체험과 라이프스타 일과 관련이 있다. 관계는 삶의 방식을 제시하거나 호소한다.

 

이 다섯 가지 체험 전략들은 각각의 특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효과적으로 영향력을 발휘하기 위해서 지켜져야 할 전략적 요소들이 있다. 그 각각의 핵심을 살펴보도록 하자.

 

감각 전략의 예는 티파니의 흰색의 리본으로 묶인 터키석 색상의 상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멋진 상자는 그 자체로 뛰어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 특별하게 포장하여 선물을 전달하고 싶어하는 고객들을 위해 별도로 판매하기도 한다. 티파니는 이 특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같은 터키석 색상의 눈에 띄는 봉투에 카탈로그를 넣어 고객에게 보내는 데 다른 우편물과 금방 구별된다.

감각 전략에서 중요한 전략적 요소는 스타일과 테마에 일관성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감성 전략은 감정을 느끼도록 하는 데 있다고 위에서 말했었다. 감정을 느낀다는 것이 어떤 것일까? 스쿼시 코트에 누군가를 데려와야 한다고 생각해 보자. 어떻게 상대방을 설득시킬 것인가? 광고로 만든다면 어떤 메시지를 보낼 것인가? 운동이 주는 건강상 이점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혹은 공을 칠 때의 느낌을 상상하도록 하고, 그 때의 즐거운 감정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앞의 것이 기능과 편익에 집중했다고 하면 뒤의 것은 감성에 호소한다.

상상하여 체험하고 감정을 느끼게 하는 이 전략이 왜 효과가 있을까? 예를 들면 치과 수술을 받는다고 상상해 보자. 끔찍한 감정을 느낄 것이고 그 체험을 하지 않기 위해 규칙적으로 이를 닦는 일을 더 신경을 쓸 뿐 아니라 치아 관리에 도움을 줄 어떤 도구를 받아들일 확률이 높아지지 않겠는가?

감성 전략에서 중요한 전략적 요소는 고객이 친숙함을 느끼고 긍정적인 감정을 가질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 전략의 성공에는 반복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반복은 친숙함을 낳고 친숙함은 긍정적인 감정을 갖게 한다.

 

지성에 호소하는 인지 전략은 잘 발휘되면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올 수도 있다.

그 한 사례가 제너시스 엘더케어이다. 제너시스 엘더케어는 "ElderCare for a full life" 라는 슬로건 하에 노화와 노인에 대한 기존의 사회의 태도에 대해 완전히 다른 새로운 입장을 대변하고 나섰다. 이를 위해 제너시스 엘더케어는 "노인을 환자가 아닌 고객으로 정중히 부르는 것과 같이 언어적인 문제들도 개선했다. 그리고 요양원이란 용어 또한 사라졌다. 직원들에게는 완벽한 업무 지침이 주어졌고, 노인들을 준엄하게 여기고 존중하는 언어를 사용하도록 훈련시켰다."

 

행동 전략은 육체적 체험을 변화시키거나 특정한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때 중요한 전략은 역할 모델을 잘 활용하는 것이다.

 

삶의 방식을 제시하는 관계 전략에서는 준거 집단에 대한 감정이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미국인들의 자유분방함을 표방하고 있는 할리-데이빗슨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할리-데이빗슨의 경우 그들이 교외에서 벌이는 주말 경주에는 수천 명의 모터 사이클 광들이 모인다. 할리-데이빗슨은 오토바이족들이 팔과 온몸에 할리-데이빗슨의 로고로 문신을 할 만큼 관계를 맺고 있다."

 

 

어떤 체험 전략을 사용해야 하는가?

 

다섯 가지 체험 전략들이 각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어느 전략을 사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져야 한다는 뜻이다. '특정 상품과 서비스에 어떤 체험적 요소가 강한 호소력을 발휘할 것인가'는 중요한 전략적 질문이다. '특정 상품과 서비스에 어떤 체험적 요소가 강한 호소력을 발휘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적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 저자는 4가지 질문에 답해 보라고 한다.

 

  • 우리의 고객은 누구인가?
  • 고객이 우리 제품에 대해 가장 높이 평가하는 것은 무엇인가?
  • 경쟁자는 어떤 접근법을 사용하고 있는가? 또 그런 방식은 성공적인가?
  • 산업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가? 또 규모는 작지만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크게 성공한 경쟁자는 있는가?

 

 

체험적 수레바퀴

 

체험 마케팅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또 한 가지 중요한 포인트는 실제 광고나 마케팅에서 한 가지 체험 유형만 국한되어 실행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는 어떤 형태로든 서로 통합되어 사용된다. 이 때 중요한 전략적 질문은 '선택한 전략들이 일관성 있게 사용되고 있으며 서로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는가?' 하는 것이 될 것이다.

 

저자는 이를 체험적 수레바퀴라는 관점으로 설명하고 있다. "감각은 주의를 끌고 동기를 부여한다. 감성은 정서적 동질감을 형성하고 체험을 개인화되고 긍정적인 것으로 유도한다. 인지는 체험에다가 지속적인 인지적 관심을 덧붙인다. 행동은 행동을 이끌어내고, 충성심을 유발하고, 미래지향적 관점으로 유인시킨다. 관계는 개인적 차원의 체험을 뛰어넘어 넓은 사회의 틀 안에서 의미를 부여한다." 다시 말해 체험 마케팅을 구현할 때, 각 체험 마케팅의 요소들을 연결시키고 체험들 간의 상호 관계나 상호 작용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기능과 편익 그리고 체험은 통합적 역할을 해야 하지 않을까?

 

현재 마케팅과 광고에서 체험 마케팅은 전반적으로 확산되어 실시되고 있다. 나의 생각으로는 큰 의미에서 볼 때, 체험도 기능(features)과 편익(benefits)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기능, 편익과 마찬가지로 체험 또한 그 브랜드, 그 상품과 서비스를 선택하고 구매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핵심은 구매 이유를 분명하게 인식시킬 수 있는 전략이 무엇인가에 있다고 본다. 그것을 가장 효과적으로 나타내기 위해 체험 전략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기능과 편익을 표현하는 방식이 체험이라는 방식을 적극 활용할 수도 있다.

 

이를 테면 스타벅스의 체험은 상품과 서비스의 단계가 진화한 것이지 기능과 편익이라는 관점을 벗어나는 것이 아니다. 스타벅스가 제공하는 고급스럽고 편안하고 커피를 즐기는 문화 또한 편익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또, 공기청정기를 광고할 때 공기청정기가 공기를 맑게 하는 성능을 마치 숲 속에 와 있는 듯한 연출의 광고로 보여줄 수 있다. 편익을 체험으로 표현한 것이다.

강력한 세척력을 자랑하는 세제도 잘 빨려진 옷과 다른 세제로 빨래한 덜 깨끗한 옷이 비교되어 널려 있는 것을 보여 줄 수도 있고, 깨끗하고 맑은 공기, 화창한 햇살, 기분 좋게 흥얼거리는 하얀 원피스를 입은 여자가 깨끗이 빨린 빨래를 널며 보여주는 화사한 웃음을 보여줄 수도 있다. 어느 것이든 광고를 통해 고객의 머릿속에 기억되고자 하는 메시지는 동일하다. 물론 둘 중 어느 광고를 했을 때 강력한 세척력에 대한 신뢰도와 몰입도가 더 좋은지는 좀 더 연구해봐야 할 주제이지만 말이다.

더불어 모든 제품에 체험 마케팅이 최고의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나는 생각하지 않는다. 제품과 서비스의 성격에 따라 기능에 초점을 맞춘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고, 체험에 초점을 맞춘 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결론적으로 기능, 편익과 체험을 별개의 전략으로 분리할 것이 아니라 총체적인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서 하나의 궁극적인 목적, 즉 브랜드를 명확하게 차별화하여 인식시키는 것에 맞추는 것이다. 간단히 말해, '하나의 일관된 방향을 향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있어 통합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리하자면 이 책의 의의는 감각, 감성, 인지, 행동, 관계라는 5가지 관점으로 체험을 바라보며 마케팅 전략을 점검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데 있다. 아쉬운 것은 새로운 전략이라고 하기에는 사례와 전략, 전술의 깊이 있는 제안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는 원작이 2002년에 쓰여진 것이기에 시대적 갭 때문으로 생각된다. 그러므로 새로운 전략을 발견한다기 보다 현재 구현하고 있는 감각, 감성, 인지, 행동, 관계 전략을 정리하는 관점으로 접근하면 좋을 것 같다.

 

 

체험 마케팅 -
번트 H. 슈미트 지음, 박성연.윤성준 옮김/세종서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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